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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4일 쇼케이스 개막을 앞둔 뮤지컬 '오션스'의 추정화 연출가.신연수 기자이들 뮤지컬 작품은 두 가지 공통점을 안고 있다. 중소형 극장 무대에 오른 창작 뮤지컬치고는 보기 드물게 많은 관객이 찾은 히트작이란 게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이들 작품을 낳은 ‘엄마’가 같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요즘 뮤지컬 업계에서 가장 바쁜 연출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추정화(49)다.신작 뮤지컬 ‘오션스’ 준비에 한창인 그를 최근 서울 도곡동의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그가 제작한 오션스는 다음달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 무대에 오른다. 그는 “전작 프리다에선 여성 배우 4명만 무대에 올렸는데, 이번엔 반대로 남성만 등장시킨다”고 말했다.오션스는 통일신라 시대 ‘해상왕’ 장보고의 어린 시절부터 말년까지의 삶을 다룬 역사 뮤지컬이다. 천민으로 태어나 이름도 갖지 못했던 장보고가 당나라로 넘어가 장군이 되는 과정, 이후 신라로 돌아와 청해진을 동아시아 최대 무역항으로 키운 스토리, 그리고 비운의 죽음까지, 역사적 기록에 상상력을 버무려 작품화했다.추정화는 “장보고는 ‘골품제’로 대변되는 신라의 빡빡한 계급사회에서 신분이 수직상승한 몇 안 되는 인물”이라며 “그 스스로 한계를 극복했을 뿐 아니라 청해진에서 신분이 아닌 능력으로 인재를 기용해 그 당시 수많은 평민과 천민에게 희망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장보고를 ‘우리 시대 영웅의 모습’으로 봤다”며 “‘흙수저’란 말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젊은 세대에 ‘불가능은 없다’ ‘극복할 수 없는 한계는 없다’는 메시지를 장보고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남다른 눈을 가진 연출가’란 세간의 평가에 걸맞게 그는 이번 뮤지컬에도 ‘파격’을 입혔다. 이야기꾼을 등장시켜 ‘극중극’ 형태로 관객들에게 설명을 늘어놓는가 하면, 마치 스탠딩 쇼처럼 신라시대 옷을 입은 배우들에게 마이크를 들게 하기도 한다. 현대적이고 쉬운 멜로디의 넘버로 구성해 배우와 스트리트 댄서, 풍물놀이패 등이 무대 위에서 흥겹게 뛰어노는 일종의 ‘쇼 뮤지컬’로 꾸몄다.추정화는 “당초 남자배우 5명만 무대에 올릴 계획이었는데,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야기꾼, 댄서, 풍물패 등 10명을 추가했다”며 “기본적인 뼈대는 역사에 나온 그대로 장보고의 삶을 담았지만, 형식적인 측면에선 관객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춤과 노래를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추정화는 원래 배우였다. 무대에 직접 오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배우들의 고민도 잘 알고, 그들과 토론도 많이 한다. 그가 손댄 작품마다 “배우들의 연기가 살아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가 만든 뮤지컬 ‘인터뷰’는 일본과 미국에 진출했고, ‘프리다’는 “창작 뮤지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극찬을 받았다.이번 작품에서 추정화가 배우들에게 주문한 건 딱 하나였다. “에스프레소처럼 연기해주세요. 희석하지 말고 진하게!”라고. 짧은 시간 안에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려면 ‘진한 연기와 노래, 춤’으로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얘기다.“새 작품을 만들 때마다 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관객 입장에서 볼 때도 재미있을까’. 아무리 좋은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누가 찾겠습니까. 오션스는 ‘신나는 한판쇼’로 만들 거예요. 그래야 우리나라뿐 아니라 온 세상에 장보고의 멋진 스토리를 알릴 수 있으니까요.”오션스 제작사인 EMK는 쇼케이스에서 관객들의 검증을 거쳐 내년 7월 정식 공연을 올릴 계획이다.